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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그너의 혁명과 사랑 - 음악극과 미래예술의 이해, 개정증보판 (커버이미지)
바그너의 혁명과 사랑 - 음악극과 미래예술의 이해, 개정증보판
  • 평점평점점평가없음
  • 저자이동용 지음 
  • 출판사이파르 
  • 출판일2012-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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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19세기 독일의 많은 젊은이들 사이에는 「트리스탄과 이졸데」의 주인공들이 보여준 비극적인 사랑에 감화되어 연인끼리 자살을 하는 현상이 나타났다. 뒤이어 「뉘른베르크의 마이스트징어」와 「니벨룽의 반지」가 발표되자, 바그너를 신봉하는 사람들까지 생겨났다. 바이에른 국왕 루트비히 2세가 바그너를 열렬히 후원했을 뿐만 아니라 철학자 니체도 그랬고, 바그너가 죽은 후 히틀러는 나치즘을 선전하는 데 바그너의 음악을 이용하기도 했다.
2차 대전 후 바그너의 음악은 유럽인이나 유대인들에게 비난의 포화를 맞았고, 이스라엘에서는 연주가 금지되는 한편, 바이로이트 극장은 폐쇄되었지만 세월이 지나 이제 바그너의 음악은 다시 꽃을 피우면서 전 세계로 퍼져나갔다.
그것은 작품 속의 민족주의적 요소와는 달리, 음악과 문학을 넘나들며 인간의 근원적 감성과 본성에 호소하는 바그너 음악의 특유한 예술성 덕분일 것이다.
『바그너의 혁명과 사랑』에서 저자 이동용은 바그너의 초기 작품세계를 분석하면서 사회 변화를 향한 그의 열망과 인간 중심의 종교관, 인간 본성에 내재한 사랑을 진지하고 세밀하게 풀어나갔다.

혁명과 사랑을 열망한 천재 예술가 바그너
미래와 예술을 고뇌한 거장의 삶!!

제2차 세계대전을 일으켜 전 유럽을 전쟁의 도가니로 몰아넣고, 수많은 유대인을 학살한 아돌프 히틀러는 바그너를 열렬히 숭배했던 것으로도 유명하다. 독일 제3제국을 수립하여 정권을 잡자마자 가장 먼저 한 일 가운데 하나가 바그너의 미망인인 코지마 바그너와 그의 가족을 찾아가 보호해 주겠다고 약속한 것이었다.
히틀러가 바그너를 숭배한 것은 게르만 민족이 가지고 있던 유대인에 대한 피해의식에서 시작되었다고 한다. 게르만 민족주의자로서 자신을 민족의 선지자로 자처한 그는 국민들을 세뇌시킬 필요가 있었고, 이에 따라 이용하기로 한 것이 민족성을 다분히 내포하고 있는 바그너의 음악이었던 것이다.
영국이나 프랑스에 비해 아직 산업혁명을 이루지 못했던 19세기 중반 독일에서는 유대인들이 경제력을 독점한 채 독일인을 착취한다고 여기는 분위기가 많았고, 이로 인해 유대인에 대한 적개심이 컸다고 한다. 바그너 역시 몇몇 오페라 작품에서 유대인을 비하하는 듯한 내용을 넣었고, 이것이 독일 민중들의 시대적 의식과 연결되어 히틀러의 극우 민족주의로 나타났다는 분석이 가능한 것이다.
히틀러와 관련된 부분을 배제하고 보면, 바그너는 19세기 독일 사회의 혁명적 분위기 속에서 당대의 시대정신을 음악적으로 형상화하는 한편, 독일 중세 신화에 나오는 사랑과 인간의 구원이라는 주제를 당시의 상황에 비추어 매우 혁신적인, 문학과 음악, 극이 일체가 된 오페라 작품으로 구현하는 업적을 남긴 것으로 평가된다.

바그너 예술의 두 기둥
『바그너의 혁명과 사랑』은 바그너의 삶과 예술을 그의 초기 작품을 중심으로 세밀하게 분석한 연구서이다.
저자 이동용은 바그너의 예술 작품을 형성하는 커다란 두 개의 기둥을 혁명과 사랑으로 본다. 바그너의 작품을 감상할 때 이 두 기둥 가운데 하나라도 소홀히 한다면 그의 작품 세계가 갖는 예술적 특징을 제대로 설명해낼 수 없다는 것이 저자의 생각이다.

혁명, 현실에 만족할 수 없었던 예술가
바그너가 태어나 활동한 시기는 19세기의 한복판, 유럽 전역에 걸쳐 왕정과 계몽시대가 저물어가는 한편, 부르주아 민주주의가 형성되기 시작하는 산업혁명과 자본주의의 초창기였으며, 제국주의의 파고가 전 세계를 휩쓸던 때였다. 또한 그가 태어났던 독일은 독일이라는 국가가 탄생하기 이전, 여러 작은 국가로 나누어져 왕정과 시민 사회의 변화에 따른 몸살을 앓던 시기였다.
1848년, 오랜 관습과 계급사회의 모순, 법의 속박으로부터 자유주의적 개혁을 추구하는 중산계급과 노동자, 빈민층의 폭동이 일어났고, 드레스덴의 바그너는 이에 적극 참여하여 레켈, 바쿠닌 등과 함께 지명수배되기에 이르렀다.
스스로 음악적 쾌락주의나 사회 변화에 등을 돌리는 정치적 중도주의 경향을 띠는 예술가이기를 온몸으로 거부한 것이다. 사회 변혁을 열망한 혁명가로서 그의 면모는 1849년 작성한 팸플릿「예술과 혁명」에서 사회의 진보, 종교, 예술 등에 관하여 논한 데서도 명백히 드러난다.

사랑, 음악과 문학을 사랑한 예술가의 이상
바그너의 거의 모든 작품에 등장하는 사랑이라는 주제는 이제 바그너의 이데올로기가 되어버렸다. 그의 사랑 이데올로기는 오늘날까지도 청중과 관객에게 토론의 장을 마련
해줌과 동시에 진한 감동을 전해주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바그너는 사랑을 위해 살았고, 언제나 사랑이라는 이상을 추구했던 음악가이자 문학가였다. 혁명가의 삶을 살아가
면서 그는 언제나 사랑을 구원의 열쇠로 설정했다.
「방랑하는 네덜란드인」에서 여인의 사랑 맹세에 의해서만이 구원을 받을 수 있는 남자의 운명이나, 자신이 사랑하는 여인과 비너스 사이에서 고뇌하는 「탄호이저」의 연가 가수의 경우도 그렇고, 「트리스탄과 이졸데」, 「로엔그린」, 「파르지팔」 등 숱한 오페라 작품에서 사랑은 작품의 줄기를 형성하는 핵심 고리이다.

새로운 미래를 위한 축복의 합창
지난 2월 뉴욕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는 평양 공연에서 오페라 「로엔그린」 제3막 서곡을 연주했다. 미국 문화의 전파라는 의도가 깔려 있겠지만, 50여 년 전 미국과 소련의 냉전이 한창일 때 모스크바 공연을 통해 바그너의 음악으로 ‘냉전의 부드러운 얼굴’을 보여준 것을 연상시키는 동시에 음악과 문화의 역할이 여전히 유효할 것이라는 희망을 남기기도 했다.
「로엔그린」은 바그너가 드레스덴 시절 작곡하여 1850년 초연된 오페라 작품인데, 3막의 서곡 뒤에 연주되는 ‘혼례의 합창’으로 잘 알려져 있다.
오늘날 결혼식 때 신부의 입장시 흔히 연주되는 이 ‘혼례의 합창’은 새로운 미래와 축복의 의미를 담은 음악으로 널리 알려진 것과는 달리 또 한편으로는 주인공 남녀의 이별을 암시하는 이야기로 이어져 아이러니컬한 일면을 보여주기도 하는 곡이다.
어린 시절부터 바그너는 결코 순탄하거나 행복한 삶을 살았다고 할 수 없는 예술가다. 그의 일생은 복잡한 여성 편력과 경제적으로 쫓기면서 성공한 작곡가가 되기 위해 뛰어다닌 시련으로 가득 차 있어 드라마틱하기까지 하다. 그러면서도 자신의 미래뿐만 아니라, 사회의 앞날을 고뇌했고, 이러한 것들을 작품 속에 녹여내기 위해 노력했다.

화해와 미래를 향한 예술가의 초기 작품 분석
작곡뿐만 아니라 대본을 쓰고 연출까지 했던 바그너의 음악은 당시로서는 기존의 음악관을 뒤흔들 정도로 새롭고 자극적이었다고 한다. 슈만이나 브람스 등의 음악에 익숙하던 사라들에게 바그너의 음악은 괴상하고, 저속하다는 비난까지 받아야 했다.
게다가 중세 신화를 바탕으로 한 부분을 통해 민족적이고 계몽적인 요소를 다분히 갖고 있어 당시 독일 민중들의 시대정신과 부합하는 면도 있었다.
바그너가 세상을 떠난 뒤에 태어난 히틀러로 인해 전쟁 뒤에 바그너 음악의 연주와 공연이 금지되다가 이제 바그너의 음악은 단순히 독일 민족의 음악이 아닌 세계인의 음악으로 세계 곳곳에 퍼져나갔다. 몇몇 작품에서는 원래 바그너 대본의 수정을 통해 유대인과의 화해를 내세웠다.
이 책의 저자 이동용은 작곡가로 성장하면서 19세기 독일의 시대정신에 눈을 뜬 바그너의 문제의식에 주목하는 한편, 그의 정신세계에 영향을 미친 지식인으로 하이네와 포이에르바흐, 청년독일파와의 관계를 설명하고 있다.
그리하여 이 책은 젊은 시절 사랑과 혁명, 미래예술을 꿈꾼 바그너의 초창기 작품을 대상으로 그의 문제의식과 작품 세계를 찬찬히 파헤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저자소개

건국대학교 독어독문학과와 대학원을 졸업한 뒤 독일 외무부 장학생(Friedrich-Naumann-Stiftung 지원)으로서 바이로이트Bayreuth 대학에서 독문학, 교육학, 연극학, 철학 등을 공부했다. 릴케 연구로 1998년 위 대학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저서에 『나르시스, 그리고 나르시시즘』이 있으며, 『교실 혁명』『『산만한 아이 다정하게 자극 주기』를 번역했다. 현재 건국대학교에서 강의하고 있다.

목차

제1부 시대정신,〈리엔치〉
19세기 시대정신의 시작
바그너의 젊은 시절과 〈리엔치〉의 탄생
14세기 중엽 로마와 1830년대의 독일 상황 비교
로마의 위기와 영웅의 등장
왕정복고와 시민혁명으로 양극화된 1830년대
귀족의 횡포와 시민의 욕망
‘새로운 백성’과 ‘마지막 호민관’
좌절한 혁명가의 정치적 이상
히틀러와 리엔치
〈리엔치〉의 메시지, 〈리엔치〉의 운명

제2부 구원,〈방랑하는 네덜란드인〉
궁정악장의 첫 작품
독일과 프랑스, 선택의 기로에 선 바그너
하이네의 영향과 바그너의 예술적 영감
방랑과 구원의 모티브
포이에르바흐의 인간애와 바그너의 종교관
낭만적 오페라와 세계고통
인간을 구원하는 사랑

제3부 사랑 논쟁, 〈탄호이저〉
중세사회 연가의 전통
음유시인 탄호이저의 전설
기독교의 윤리와 비너스의 망명 전설
사랑에 대한 비너스의 경고
세상의 경멸과 교황의 저주
탄호이저와 파우스트, 상반적 사랑을 통한 구원
무신론과 감각적 사랑
청년독일파의 여성 해방 의식
사랑의 두 속성

제4장 비극의 시작,〈로엔그린〉
신비에 싸인 기사는 누구인가?
혁명과 망명 속에서 태어난 〈로엔그린〉
로엔그린 전설과 중세의 독일 사회
금지된 질문과 불안의 결말
사랑의 대립 구조
중세 계급사회와 신분의 의미
세 편의 낭만적 오페라, 공통점과 차이점
강한 독일과 제3제국
중세 전설의 비극과 음악극

제5장 광기,〈트리스탄과 이졸데〉
--「베젠동크 노래」
이상적인 ‘사랑의 유토피아’
전설과 경험세계
낭만적 '베젠동크 노래'에 나타난 진실한 사랑
왕의 명령을 받은 신하와 팔려가는 신부
사랑의 묘약과 진실한 사랑으로 인도하는 광기
밤과 정원 그리고 죽음의 의미
왕의 용서와 사랑의 유토피아
균형과 합일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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